* 체인지메이커아카데미 두 번째,
소노팩토리의 달콤함과 우리들의 멘토 유병선 쌤 *
통유리 너머 어두운 거리로 은은한 불빛과 조근한 음악이 흘러나갑니다. 작지만 큰 꿈을 꾸는 나방들이 ‘소노팩토리’로 모여듭니다. 반가운 얼굴들과 인사도 나누고, 오늘의 책 ‘보노보혁명’을 들춰보기도 하고, 까페 겸 작업장인 소노팩토리를 휘 둘러보며 신기해하기도 합니다. 코트 단추 같은 반짝이 의자들 보이나요? 체인지메이커들은 동화 마을같은 소노팩토리에 앉아서 누군가를 기다렸습니다.
#1. 꿈꾸는 나방들의 파닥파닥 날개짓
조를 나눠 삼삼오오 모여 앉은 체인지메이커들은 9월 23일, 오늘의 강의일정 설명을 들으며 아카데미 2강을 시작했습니다. 먼저 조원들끼리 마음나누기를 통해 오늘 하루 어떤 일이 있었고, 어떤 마음으로 아카데미에 왔는지 들으며 ‘몸풀기’가 아닌 ‘마음풀기’를 했습니다. 가방이 너무 무거워서 오는 길이 힘들었다는 사람, 언니와 화해해서 기분이 날아갈 것 같다는 사람 등 잔잔한 일상이 대화 속에 오갔습니다.
다음으로 사회적 기업에 대한 정의를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하는 ‘한줄 쓰기 워크샵.’ 평소 머릿속으로 막연하게만 그려왔던 ‘사회적기업’이 과연 어떤 개념인지 곰곰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수 있었죠.
#2. 나방, 등불을 만나다.
이런저런 활동들을 지켜보시던 유병선 선생님이 드디어 체인지메이커들과 마주앉았습니다. 경향신문 논설위원으로, 올해 초에 사회적 기업에 대한 국외사례를 모은 <보노보혁명>이란 책을 내셔서 우리들의 가슴에 불을 확~지피신 분! 차분한 눈빛과 서글서글한 말투에 금세 우리는 오래된 벗처럼 편안해 졌습니다. 나이와 지위를 뛰어넘어 같은 자리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며 시대의 아픔과 참신한 해결방안을 함께 고민합니다.
유병선 선생님은 자신을 ‘등으로 걷는 사람’으로 소개하며 이야기를 시작하셨습니다. 앞만 보고 무작정 달리는 세상에서 지나온 행보를 늘 반추하며 걷기란 쉬운 일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걸어왔기에 걸음 하나 하나 빛을 찾아 헤매는 나방들의 등불이 되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고 하십니다. 불편함을 목격했을 때 불평하고 지나가는 사람과 ‘그럼 저 불편함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고민하는 사람.
사회적 기업을 꿈꾸는 사람들이라면 살면서 겪어 온 모순에 대해 한 번 쯤 ‘저걸 어떻게 바꾸면 될까?’라고 생각해봤을 거예요. 그 ‘화두’를 붙잡고 두드리면서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것. 그 때 어느 순간 기가 막힌 해결방안이 떠오르고 변화는 가속도가 붙기 시작할 겁니다. 여러분은 지금 ‘화두’ 하나를 잡으셨나요? 아직 망설이고 계신가요? 딱 떨어지는 답이 안 나와서 답답하신가요?
강연을 통해 사회적 기업의 세 가지 유형(기금을 끌어들여 사업을 하는 NGO형, 혼합형, 기업의 사업 중 사회환원적인 성격을 띤 사회사업형)에 대해서도 밑그림을 그려보았고 국가의 당면과제와 상황에 따라 사회적 기업의 성격이 달라진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습니다.
강조하신 것은 ‘결국은 사람자원!’ 세계적인 사회적기업가를 지원, 양성하는 ‘아쇼카 재단’의 빌 드레이튼은 사람에 대한 투자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을 일찍부터 알아챘습니다.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데 필요한 자원들을 끌어 모으고 시스템을 유기적으로 구성하는 것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사회적 기업의 성공에는 ‘사람’의 역할이 절대적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강연 사이사이에는 각자 인상 깊게 들었던 구절들을 포스트잍에 정리하여 벽에 붙이고, 서로의 생각을 엿보고 리플로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열띤 토론의 기록들이 사진 속에 더 없이 생생하네요.
#3. 체인지메이커 나방들의 합창
두 차례의 짧은 강연이 끝난 뒤에는 조별토론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사회적 기업의 정의부터 시작해서 어떤 사회적 기업을 꾸려가야 하는지, 문제점이나 한계는 어떤 것인지에 대해 각자의 생각을 쏟아내고, 그림을 그려가며 정리했습니다. 성희 씨는 ‘사회적 기업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만들어서 성공하는 것 또한 정말 중요하다’며 탄탄한 준비과정이 필요함을 역설했고, 유라 씨는 ‘20대의 정치적 무관심을 비판하지만, 지금 같은 시대에 20대가 사회적 기업에 관심을 가질 만한 여유가 없다.’고 말하며 우리부터 해결방안을 고민해보자고 했습니다.
각자의 고민과 대안들을 녹여내어 조별로 발표를 하고, 아카데미에 대한 회고와 마음나누기로 2강도 훌쩍 끝이 났습니다. 실업극복국민재단에서 오신 김선영씨와 유병선 선생님의 ‘축복’도 감사히 감사히 담았습니다. 하핫^^
오늘을 짓누르는 숱한 고민에 대한 정답은 없지만 하루하루 조금씩 살을 붙이며 다듬어지는 ‘현답’은 있습니다. 소노팩토리에 모인 나방들은 가슴 속에 등불을 하나씩 품고 돌아갑니다.
다음 주에는 ‘The One Page Proposal’을 읽고 직접 사회적 기업 기획서를 작성하는 시간을 갖고, 주말에는 1박2일로 MT를 떠납니다. 야호! 각자의 일상에서 분투하는 체인지메이커들, 생생하게 매 순간을 느끼며 이 순간도 파이팅! ^0^/
-by 서로 성장하는, 상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