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19일 수요일

아카데미 7강. 사회적 기업가들과의 만남!

#1. '만남'에 대하여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라는 노래가사는 저만치 흘러간 대중가요마냥 기억의 뒤안길로 사라졌습니다.

 

당구대 위의 당구알이 살짝 튀기고 스쳐가듯이 2008년을 살아가는 오늘,

나와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도 그렇진 않나요?

 

 

한학기짜리 수업의 조모임 후 다음 학기에 다시 만난 조원과의 어색한 인사, 자주 들르던 학교 문방구나 복사실 아저씨를 지하철에서 만났을 때 한참이나 "어디서 봤을까..?"고민하기. 그밖의 스치는 수 많은 인연들..

 

반경 1km 안에서 의식주와 모든 것을 해결했던 초중고 시절을 벗어나, 대학생이 되어 삶의 반경은 '서울'이라는 거대한 공간으로 확대되었습니다. 신촌에서 수업을 듣고 대학로에서 공연을 보고, 종로에 있는 영어학원에 갔다가 강남역에서 친구들과 모이고, 이 모든 것이 하루 안에 가능하다는 걸 조선시대 사람이 안다면 '천지개벽'이라고 했을 겁니다.

 

이렇게 삶의 반경이 넓어질 수록 스쳐가는 인연들과 깊은 관계를 맺기는 참 어려워졌습니다. 누군가의 생일을 기억해주고, 기쁨과 슬픔, 아픔과 고민을 나누는 사이로 발전하는 것은 참 많은 품과 공이 드는 일인 거 같아요. 하지만 내 삶과 깊이 연결된 친구,동료들이 없는 삶은 얼마나 쓸쓸하고 외로운가요. 당신은 따뜻하고 진솔한 만남을 그리워하고 있나요.

 

 

#2. 체인지메이커-사회적 기업가들의 만남.

 

그렇기에 특별했습니다. 당구알 같은 만남이 아닌 진솔한 만남이었습니다. 탐스슈즈의 임동준 실장님, 이장의 주현희 사무국장님, 레인보우브릿지의 나해선,김정현님과의 만남은 사람냄새 폴폴나는 이들과의 즐거운 만남이었습니다. 11월 4일, "사회적 기업가와의 만남"에서 이루어진 간담회 현장으로 함께 가볼까요?

 

 

오늘 강의는 먼저 사회적 기업가 세 분의 강연을 듣고, 관심있는 기업가의 테이블에서 간담회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먼저 체인지메이커 여심(女心)을 확실히 사로잡은(아래 '웃고있는 여심' 사진 참고) 탐스슈즈(Toms Shoes)의 훈남 임동준 '실장님'. 탐스슈즈(http://www.tomsshoes.co.kr)는 고객이 한 켤레의 신발을 살 때마다 아프리카의 신발이 없는 어린이에게 한 켤레의 신발을 기증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신발회사로, 미국에서 시작된 사회적 기업입니다.

 

 

간담회 자리에서 임동준 님은 솔직하게 그동안 경영과정에서의 어려움과 우여곡절을 밝혔습니다. "처음에 경영 관련 지식이 전무했다. 사람들이 어떤 사이즈를 신는지 몰라서 270~280을 많이 만들었다.(실제로 일반적 한국인 사이즈로 많이 팔리는 것은 240~260이다.) 그 제품들은 아직도 고스란히 창고에 잠자고 있다"고 말하며 웃었습니다.

 

 

그는 "신발을 기부하는 과정은 미국의 본사가 하고 있고 한국에서는 제품판매만을 담당하고 있다. 앞으로 한국에서의 직접기부도 고려하고 있고, 본격적인 마케팅 사업을 펼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특이하게도 탐스슈즈는 맨발로 신어야 하는 신발입니다. 임동준 님은 "겨울이 탐스슈즈에게는 혹독한 계절"이라고 하면서 "겨울에 신을 수 있는 따뜻한 스웨이드 소재의 상품도 나올 예정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김정현(가톨릭대), 유병곤(경희대), 나해선(단국대), 장은종(경희대 NGO대학원) 이렇게 대학(원)생 네 명이 뭉쳐서 만든 사회적 기업 '레인보우브릿지(Rainbow Brigde)'는 사회적 기업으로 장애인들이 쿠키를 제조하는 ‘위캔’과 공정무역으로 들여온 커피를 판매하는 ‘카페 티모르' 등 사회적 기업관련 상품을 유통하는 회사입니다. 두 회사에서 쿠키와 커피를 가져다 대학가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곧 인터넷 판매로도 확대할 계획입니다. 

'레인보우브릿지'의 김정현 님이 참석한 간담회에 체인지메이커 참가자들은 '비슷한 또래의 창업'이라는 데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G마켓 공모전을 통해 올해 8월에 본격적으로 시작한 사업은 초기단계이지만 손발이 척척 맞는 구성원들 덕분에 재미있게 일하고 있다고 합니다.

 

 

김정현 님은 '착한 시장, 착한 상품'을 원하는 수요가 반드시 있고, 이런 소비자를 잘 찾아 연결,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레인보우 브릿지'의 1차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지에서 산발적으로 유통되고 있고, 부족한 재원으로 마케팅 및 홍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회적 기업의 제품을 메뉴얼화 하려고 한다고 했습니다.

현재 '레인보우브릿지'는 위캔쿠키의 판매수익금으로 '진흙쿠키'를 먹고 있는 아이티의 어린이들에게 기부금을 전달하고 있다고 합니다. 김정현 님은 "내년 3월부터 본격적인 유통망 사업을 시작하려 한다.지속가능한 기부를 통해 다른 사회적 기업과 차별화를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답니다.

 

 

마지막으로 생태가치를 실현하는 사회적 기업 '이장(http://www.e-jang.net/)'의 주현희 사무국장님과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이장'은 '무너져가는 농촌을 살기좋게 만들자'는 뜻을 품은 환경대학원의 젊은이들이 모여 만든 기업입니다. 지난 해 노동부로부터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은 이후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자연의 품에 안겨 순리대로 살아가기 위한 '생태마을'을 조성하고 농촌관광,도시와의 농산물 직거래 등을 통해 소득을 창출하고 잘 사는 농촌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이장'. 주현희 사무국장은 "이장은 기존의 농촌마을을 컨설팅해서 도와주기도 하고, 서천의 '푸른새미마을' 등 새로운 생태마을을 조성하기도 하면서 삶의 근본, 농업(農業)과 농촌이 바로 서는 것을 돕는" 이장에서 일하는 것이 즐겁다고 말합니다. 그는 "실험정신과 자발성을 바탕으로 이장은 오늘도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는 말로 발제를 마쳤습니다.

 

 

#3. 아주 특별한 마지막 회고. 눈 감고 2개월 전으로 숑~

 

 

간담회를 마치고 가슴 속에 '나도 할 수 있어!'라고 한줄기 희망의 싹을 품은 우리. 오늘의 특별한 마지막 회고는 표의 진행에 따라 참가자들이 눈을 감고 지난 아카데미를 회상하는 것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는 만남과 헤어짐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모든 시작에는 반드시 끝이 있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 끝은 또다른 출발이라는 것도요.

 

사회적 기업을 학문으로 연구하시는 교수님들, 사회적기업을 꾸려가고 있는 기업가들, 이제 막 사회적 기업을 알아가기 시작한, 하지만 가슴 속에는 뜨거운 열망을 품은 참가자들, 우리의 만남은 정말 우연이 아니었나요? (아니라면 답글) 사회적 기업을 꼭 만들거나 이 분야에서 일하지 않더라도 이 인연을 조근조근 이어가게 될까요? 10년, 20년 후에 오늘을 추억하면서 웃게 될까요?

 

'알 수 없는 내일이 있다는 건 설레는 일이야 두렵기는 해도♬'라는 노래가사처럼 무궁무진 새로운 이야기,사건,꿈,사람 보따리로 가득한 내일을 생각하며 두근두근 쿵쿵할 수 있다면 좋겠어요. 물론 두려움이 없을 수 없다는 거 잘 알아요. 하지만 '평생동안 하는 걱정의 98%는 실제로 일어나지 않는 일'이라고 하잖아요. 두려움보다는 설렘으로 때론 넘어져도 휘파람 불며 간다면 내일은 활짝 열린 문으로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communicator sang-kum

 

 

 

댓글 5개:

  1. 우리 상큼 끝까지 고생 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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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상큼!

    마지막까지 상큼한 마무리,멋져요 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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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상큼최우선보좌상



    만효효, 야호, 표

    그대들은 나의 가슴을 훈훈하게 만들어 주었기에

    이 상을 수여함



    2008.12.8

    상큼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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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아 오랜만에 보니까



    왠지 찡~ 한데;;



    다들 잘지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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