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와글와글 들썩들썩 체인지메이커들의 1박2일 밀착취재
-지못미 리포터>
#1. 세상에 요런 일이?!
안녕하십니까? <세상에 요런 일이>의 ‘지못미’ 리포터입니다. 오늘은 신기한 청년들 ‘체인지메이커’들의 ‘1박2일’을 밀착취재했습니다.
이들은 대략 30인 정도의 29세 이하 청년집단으로, 포스트잍과 네임카드를 통한 ‘관계와 소통, 창의성과 나눔’이 주요 장기입니다. 이들은 8주 과정의 ‘체인지메이커 아카데미’를 통해 새로운 차원의 사회문제 접근을 시도하며 ‘사회적 기업가’를 꿈꾸고 있습니다. 도대체 어떤 사람들인지 궁금하다구요? 그럼 지금부터, 저와 함께 신기한 청년들의 1박2일로 떠나보시죠!
#2. 나, 너, 우리?
지난 토요일인 10월 4일은 서울불꽃축제가 열리는 날이었습니다. “마음 속에 메가톤급 불꽃을 품었다”는 불꽃남녀 체인지메이커들이 대방동 서울 여성플라자에 모였습니다. 하나 둘씩 모인 이들은 ‘펭도’ ‘만효’ 하이킴’ ‘쏭쏭’ ‘백곰’ ‘POD’ 등 희한한 이름이 적혀있는 이름표를 목에 걸더니, 저녁에 있을 ‘창의성/혁신성/자기관리’ 워크샵을 위해 수강신청을 했습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앞자리에 앉은 사람들과 ‘6x6 토크 그라운드’라는 것을 시작하더군요.
지못미: 6X6 토크 그라운드..? 지금 뭐하시는 거죠??
참가자1 : 일단 주사위를 던져주세요! 해보시면 알아요.
아항~그러니까 서로를 알아가는 ‘거리좁히기’ 프로그램이더라구요. 처음엔 어색했지만 주사위를 던져 ‘내 생애 최악의 애인’, ‘제일 좋아하는 말이나 단어’ 등의 질문에 하나씩 답을 하면서 사람들의 기발한 답변에 많이 웃었습니다. 서로가 서로의 온기를 느낄만한 거리로 다가서서 그 동안 못한 이야기들을 나누고 조금씩 웃음의 공통분모를 찾는 모습이 정답게 느껴집니다.
자칭 ‘상큼’이라는 커뮤니케이터는 특이한 MT의 컨셉에 어리둥절 컨셉방향을 잡지 못한 제게 “이번 1박 2일 MT의 핵심은 ‘나’ ‘너’ ‘우리’예요. 자기를 발견하고(나), 타인과 연결되고(너), 공동체 발전방향을 찾는(우리) 세가지 중심 키워드를 놓고 앞으로의 프로그램을 취재하시면 되요.”라고 귀뜸을 해 주었습니다.
첫째날 |
세부 프로그램 |
지향가치 |
2:40-3:40 |
토크 그라운드 |
자기발견+타인과 연결되기 |
4:00-4:40 |
배움 네트워크 |
자기발견+타인과 연결되기 |
4:40-5:40 |
긍정적 첫인상 |
자기발견 |
6:50-7:40 |
창의성/혁신성/자기관리 |
자기발견+타인과 연결되기 |
7:40-8:00 |
경험공유 |
타인과 연결되기 |
8:00-9:30 |
함께 이야기하기 |
공동체 발전방향 |
둘째날 |
세부 프로그램 |
지향가치 |
8:00-9:00 |
고요한 아침 |
타인과 연결되기 |
9:00-12:00 |
비폭력대화 |
타인과 연결되기 |
오호라~! 정리가 잘 되는 군요. 이들은 ‘샨티’라는 귀여운 참가자 겸 요리사가 만든 ‘바나나머핀’으로 달콤한 휴식을 취한 뒤 ‘배움 네트워크’를 열었습니다.
#3. 배움네트워크
‘배움 네트워크’는 서로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포스트잍에 써서 게시판에 붙이면, 한 참가자 당 하나씩 다른 참가자가 가르쳐 줄 수 있는 것을 골라서 연결고리가 되고, 결국 하나의 커다란 ‘배움 네트워크’로 연결이 되는 프로그램입니다.
‘스킨스쿠버’를 가르쳐줄 수 있다는 디오님, ‘술자리에서 취하지 않고 버티기’를 잘한다는 빵민님, ‘동물과 대화하기’를 가르쳐주겠다는(???) 펭도님, ‘사진을 잘 찍는다’는 안녕나야님, ‘각종 특이하고 오래된 소품이 많다’는 푸른바다님 등등.. 모두들 자신이 살면서 조금씩 익혀온 작지만 소중한 노하우들을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있다는 생각에 쑥스러우면서도 즐거운 표정이었습니다. 아, 한가지 더! 진행을 맡은 ‘단미’라는 분의 빨간 분무개는 정말 인상적이더군요. 하하.
#4. 긍정적 첫인상
점점 이 청년들이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참말 희한한 것들을 하면서 이렇게 좋아라하니…도대체 어떤 사람들인고?’ 마침 조를 나누어 ‘긍정적 첫인상’이라는 프로그램을 한다고 하더군요. 4~5명씩 조를 나누어 한 사람씩 뒤를 돌아앉은 상태에서 그 사람의 장점에 대해 짧은 시간 동안 쏟아내듯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위의 그림에 보시는 것처럼 다른 사람들이 해주는 칭찬, 장점, 긍정적 특징들을 작은 카드에 속기하듯 적습니다. 이렇게 돌아가며 ‘긍정적 첫인상’ 하고 나면, 천장을 뚫고 부웅부웅 날아갈 것처럼 기분이 황홀해 집니다. ^0^* 그래서 이 프로그램을 속칭 ‘뽕빨 프로그램’이라고 한다고 하네요.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저도 몰랐던 저만의 장점을 새롭게 발견하고 좀더 든든해진 마음으로 식사를 하러 갈 수 있었습니다. 조별로 맛난 저녁을 먹고, 옥상의 야외정원에 준비된 요거트와 함께 요거트CF를 찍으며 이들은 주체할 수 없는 끼를 발산했습니다. (@0@)
#5. 창의성, 혁신성, 자기관리 워크샵
저녁식사 후 워크샵이 시작되었습니다. 기획팀의 표가 진행한 ‘창의성 워크샵’에서는 하나의 동작을 놓고 얼마나 많은 다른 주제들을 표현할 수 있는지 실험하면서 사고를 말랑말랑하게 만들어 보았습니다.
인간이 아님을 자랑스레 여기는 펭귄, 펭도가 준비한 ‘혁신성 워크샵’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한 다른 나라의 사례들을 짚어보고 ‘세계소셜벤처대회’ 수상작들도 살펴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분무개 그녀, 단미가 준비한 ‘자기관리 워크샵’은 두 명씩 짝지어 엉킨 실타래를 풀면서 협동성과 창의적 아이디어를 시험하기도 하고, ‘목표를 찾아가는 7가지 질문’을 통해 서로의 지향가치를 확인하면서 목표를 위한 오늘의 걸음을 다시 한 번 다지는 시간이었습니다.
#6. ‘경험공유’와 ‘함께 이야기하기’
워크샵을 마치고 돌아온 참가자들은 삼삼오오 모여 <Yori단(체인지메이커 아카데미에 저가에 양질의 다과를 공급해주고 있는 사회적 기업)>의 샨티가 준비한 다과에 커피 한 잔씩 하면서 자신이 참가한 워크샵 내용을 나누는 ‘경험공유’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어서 진행된 순서는 ‘함께 이야기하기.’ 체인지메이커 아카데미의 나아갈 방향을 찾고 보완해야 할 점을 짚어보는 데 참가자들이 능동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마련된 프로그램이라고 합니다. 이들은 모두 세 팀으로 나뉘어 토론에 참여했는데요, 먼저 참가자들이 아카데미에서 지킬 수 있는 규칙을 만들고 시스템을 보완하는 ‘공동체 약속만들기’팀, 그리고 아카데미 수업진행방향과 방식을 고민하는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팀, 마지막으로 아카데미가 끝나고 어떻게 이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연계해 나갈 것인지에 대해 토론한 ‘아카데미 수료 후’팀이 있었습니다.
‘공동체 약속만들기’팀에서는 강의 지각과 온라인 커뮤니티 활성화 방안에 대해 가장 열띤 토론을 벌였습니다. 숙제가 너무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있었고 ‘필통’커뮤니티의 접근성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다가 ‘각자 열심히 하자’라는(?) 다소 원점으로 돌아간 결론이 나왔습니다.
‘아카데미 수료 후’팀에서는 아카데미가 끝나고 모두 흩어지는 것이 아니라 ‘동창회’형식의 새로운 네트워크를 만들어서 사회적 기업관련 책읽기모임을 하거나, 연사를 초청해서 강연을 듣고, 함께 팀을 꾸려 정식으로 사회적기업을 준비한다든가 하면서 아카데미 1기가 2기, 3기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7. 밤샘토크와 게임마니아 시대
그날의 마무리로 다함께 오늘 하루 좋았던 점, 아쉬웠던 점을 돌아보는 ‘회고’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더군요. 참가자들의 의견이 매 시간 반영될 수 있다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후, 때로는(?) 메인행사보다 더욱 많은 에너지가 쓰이는(?) 번외편으로 밤샘토크와 둥그런 게임마당이 펼쳐졌습니다. 서로 상대편의 이름을 맞추는 게임을 시작으로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 게임부터 시작해서 ‘마피아’까지, 이미지게임과 ‘20대 후반의 모임(?)’까지…여성플라자는 새벽 네다섯 시까지 체인지메이커들의 열기로 와글와글 들썩들썩했답니다.
#8. 비폭력대화, 관계 속에 날개 달기
다음날, 지못미는 피곤함과 숙취로 아침을 건너뛰고 세미나실로 갔습니다. 그런데 그건 리포터만의 이야기는 아니었더라구요. 여러 난관을 극복하고(?) 강연을 하러 오신 신호승 강사님과 참가자들은 천천히 몸과 마음을 재정비하면서 ‘비폭력대화’의 세계로 쏘옥~들어갔습니다.
‘비폭력대화(Non Violent Communication)’는 마셜 B.로젠버그라는 심리학자가 평화로운 의사소통방식에 대해 고민하며 창안한 대화법으로, 대화의 과정은 ‘관찰-느낌-욕구/가치-부탁’의 4단계로 나누어집니다.
먼저 이런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기에 앞서 우리는 ‘나는 000라는 말을 들으면 화가 난다.’에서 ‘000’이 어떤 말인지 이야기해 보면서(“살쪘다”, “넌 안돼”, “니가 그렇지 뭐” 등) 우리가 평소에 얼마나 다른 사람에게 오랫동안 가시로 박히는 말들을 주고받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강사님은 “우리 자신도 완벽하지 못하면서 다른 사람을 ‘평가’하는 말들을 너무 쉽게 내뱉는다”고 하시고 ‘평가-생각/분석-수단/방법-강요’의 과정으로 대화가 진행될 때, 그 결과가 얼마나 서로를 힘들게 할 수 있는지 말해주셨습니다.
‘비폭력대화’를 배우는 것은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과 같아서, 하루아침에 쉽게 일상에서 적용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처음엔 무척 어색하고 쑥스러운 기분이 든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람 사이의 약속이자 소통의 수단’일 뿐인 언어 자체에 100%초점을 맞춰 말꼬리를 잡고 마음을 쓰고 버럭 화를 내기 보다는, 대화 시 상대방이 어떤 의도로, 어떤 마음상태로 이런 이야기를 했는지 그 맥락을 파악하고 헤아리려는 마음, 이것이 진정한 비폭력대화의 시작 아닐까요?
누구를 만나 함께 어떤 일을 하건, 어떤 관계를 맺건 간에 이 비폭력대화에 깃든 ‘정신’만큼은 잊지 않고 작은 시도라도 꾸준히 해나간다면 ‘동시다발적인 나비효과’처럼 각자의 긍정적인 파장이 연결되어 온 지구에 파닥파닥 펼쳐나가리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9. 나, 너, 우리!
행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지못미 리포터는 이 시대의 ‘신기한 청년들’, 체인지메이커들과의 마주침이 결코 분필글씨 지우듯 쉽게 잊혀지지 않을 거 같다는 예감이 들더랍니다. ‘달려달려~!’와 소맥, 랜덤게임(게임을 계속 바꿔가면서 하는 것), 새벽 3시 이후의 진솔한 대화들(?)을 떠올리며 갔던 청년들의 ‘1박2일’은 넘치는 새로운 생각과 반짝이는 기지들, 순수한 열정으로 가득 차 있어서 리포터의 입을 딱~벌어지게 만들었습니다.
참가자 여러분은 어떤 것을 가슴에 담아 왔나요? 타인과의 관계 속에 거울처럼 드러나는 ‘나’를 발견하셨나요? 새로운 ‘너’과의 만남 속에 신선한 자극과 에너지를 얻으셨나요? ‘우리’라는 공동체를 함께 고민하면서 ‘나’의 껍질을 깨고 비상하셨나요? ‘나’ ‘너’ ‘우리’-이 중 하나라도 좋습니다. 셋 다 아니라면, 오늘부터 같이 만들어갑시다. 조근조근 타박타박 우리가 걷는 이 걸음이, 먼 훗날 누군가의 고마운 이정표가 될 수 있도록.
-By communicator Sang-kum
와우! 지못미 리포터~
답글삭제정말 근사하네요^ ^
그날의 기억이 아직도 새록새록ㅎㅎ
잼있게 잘 읽었어요 ㅋ
답글삭제와. 이렇게 정리된 걸 이제야 알았다.ㅋ 상큼이 최고♡
답글삭제야호도 야호!!
답글삭제읽어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워 흑흑흑ㅜ
상큼!! 나도 너무너무 재밌게 잘 읽고 있어 역시 너의 글쓰는 솜씨는 최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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